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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e Yourself in Design, 2014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밀라노와 도쿄에는 미안하고, 파리와 스톡홀름에는 유감이며, 특히 뉴욕에 용서를 구해야겠지만 이 말은 해야겠다. 런던이야말로 디자인의 성지다.” 지난해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이 끝난 후 <뉴욕 타임스>에 실린 논평이다. 2003년 처음 개최된 이래로 해마다 규모를 확장해가며 동시대의 가장 활발한 디자인 현장을 담아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은 런던이라는 도시를 디자인의 아이콘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수많은 디자인 브랜드와 스튜디오, 뮤지엄, 갤러리, 디자인 대학까지 참여해 전시뿐 아니라 신진 디자이너의 데뷔와 프로모션, 토론과 포럼 등을 포함해 동시대의 가장 활발한 디자인 현장을 담아내는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은 해마다 페스티벌을 기념해 거대한 규모의 설치 작품을 선보이는 ‘Landmark Project’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는 테이트 모던 갤러리 앞 잔디밭의 끝없는 계단(Endless Stairs)이 가장 먼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올해는 에어비앤비(Airbnb)의 후원으로 ‘A Place Called Home’라는 전시를 진행했다. 에어비앤비가 ‘집(home)’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과 로 에지스(Raw Edges), 스튜디오 일스(Studio Ilse), 젊은 여성 디자이너 듀오 패터니티(Patternity) 등의 실력있는 디자이너가 저마다의 집을 꾸몄다. 런던에서도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인 트라팔가 광장에 설치된 네 개의 집은 수많은 관광객과 런더너의 관심을 받았다.
 

디자이너가 단지 트렌드나 디자인 흐름을 제시하거나 신제품을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국이 자국의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주창하는 이른바 ‘창조 산업’으로서의 디자인의 가치와 힘을 목도할 수 있었던 현장을 소개한다.

 

 

 

 

 

 

크리에이티브 최전방에 선 설치 작품
페스티벌의 허브 빅토리아&앨버트 뮤지엄

 
세계 최대의 장식 미술과 디자인 관련 소장품을 자랑하는 영국의 대표적 국립 박물관 빅토리아 & 앨버트 뮤지엄은 페스티벌의 허브 역할을 한다. 행사 기간 동안 V&A 뮤지엄 내부에 작품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 V&A 뮤지엄의 디렉터 마틴 로스는 “디자인이라는 창조적 산업과의 연계는 V&A 뮤지엄의 목적과 방향을 보여주는 매우 밀접하고 중요한 요소입니다. 해마다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과의 협업이 점점 더 크고 장엄한 프로젝트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죠”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대표 국립 박물관으로서 권 위적인 존재감을 표출하기보다는 디자이너들에게 기꺼이 장소를 내주고 마음대로 활용해보라는 열린 철학이 돋보인다. 올해도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이 역사적인 공간 안에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역량을 마음껏 선보였다.

 
그 중 영국의 듀오 디자이너 바버 & 오스거비가 BMW의 후원을 받아 디자인한 ‘더블 스페이스’는 거의 모든 매체와 관람객들에게 회자되는 화제작이었다. 라파엘로 갤러리 안 천장에 설치한 11x8m, 6톤짜리 거대한 반사판 두 개가 천천히 움직이며 라파엘로의 작품과 공간을 비추면서 마치 3차원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했기 때문.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는 멜리아 호텔 그룹의 후원으로 V&A 뮤지엄 가든 인공호수에 위에 설치한 알루미늄 작품을 설치했다. 자하 하디드 특유의 곡선으로 호수 위의 파장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아메리칸 하드우스 사의 후원으로 10명의 크리에이터와 젊은 디자이너를 매칭해 나무를 소재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인 ‘The Wish List’ 프로젝트에서는 건축, 가구, 조명, 제품, 인테리어, 재료 등 다방면의 가장 눈에 띄는 신예 디자이너를 모아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대표 디자인 전시
Design Destinations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은 꼭 방문해야 할 ‘목적지’로 주요한 디자인 전시 5개를 선정해 안내한다. 100% 디자인, 데코렉스(Decorex), 디자인정션(Designjunction), 포커스/14, 텐트 런던 & 슈퍼 브랜드 런던이 그것. 이 중에는 페스티벌이 설립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전시도 있으니 이들을 통합해 페스티벌 기간 동안 함께 개최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페스티벌의 중심은 산업 박람회 형식의 전시일 것이다. 전 세계 디자이너, 디자인 기업을 불러 모아 새로운 비즈니스 활로를 여는 실질적인 행사이기 때문. 


5개 목적지 중 100% 디자인과 디자인정션을 백미로 꼽을 수 있다. 우선 1995년에 시작해 영국의 디자인 산업을 변화시킨 디자인 박람회인 100% 디자인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해 오프닝 행사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 필립 스탁을 초청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6개(인테리어, 오피스, 키친, 배스 룸, 에코 디자인&빌드, 인터내셔널 파빌리온) 주요 테마관과 주목할 만한 디자인 스튜디오를 소개하는 ‘이머징 디자인’ 섹션에 우리나라 빈컴퍼니의 김빈, 움직임(Umzikim)의 양재혁 등도 참여해 좋은 반응을 받았다. 특히 움직임은 이번 전시참여 후 뉴욕과 밀라노 디자인 편집숍에 입점하게 됐으며, 특히 스파지오 올란디(Spazio Orlandi) 와 크리스마스 에디션 협업을 제안 받는 등 활약이 돋보였다.

 
디자인정션은 2011년부터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인기가 많은 전시로 자리 잡고 있다. 트레이드 쇼 성격이 강한 100% 디자인, 젊은 디자이너 중심의 텐트 런던 그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내실 있는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모여 지루한 부스 전시 스타일에서 벗어나 오픈 부스 형태로 저마다 특색 있고 자유분방한 형태로 참여해 참여해 현지 디자인업계에서도 가장 핫한 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최고급 인테리어 자재와 장식 디자인을 펼치는 ‘데코렉스’, 첼시 하버의 디자인 센터에서 트레이드 위주의 활발한 전시를 보여주는 ‘Focus/14’, 이스트 런던 지역에서 특유의 젊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트렌드를 이끄는 ‘텐트 & 슈퍼 브랜드 런던’ 등이 저마다 심혈을 기울인 기획과 전시를 선보였다.

 

 

 

 

 

 

 

영국 디자인의 현주소를 보려면 이곳으로!
런던의 대표 디자인 지역 5곳

 
런던 내 대표 디자인 밀집 지역 5개로 구성된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디자인의 수도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전시를 선보였다. 서부의 ‘첼시 디자인 쿼터’와 ‘브롬튼 디자인 디스트릭트’, 동부의 ‘클러켄웰’과 ‘이슬링튼’, ‘쇼디치 디자인 트라이앵글’ 등 세계적인 가구 및 디자인 브랜드의 지점과 쇼룸, 런던 기반의 디자이너 스튜디오가 집약되어 있는 거리를 거닐며 런던의 풍경 속에 흠뻑 젖어들 수 있다. 특히 페스티벌 기간 동안 각각 하루씩 날을 달리해 특별 저녁 오픈 및 파티를 열어 말 그대로 축제를 즐기는 현장을 연출하기도 했다. 만약 페스티벌 기간 중 한 곳만 갈 수 있다고 한다면 주저없이 쇼디치 지역을 꼽겠다. 젊은 예술가와 디자이너가 자신들의 작업실과 스튜디오를 내고 아지트로 삼으면서 레스토랑과 카페가 생겨났고 이제는 디자인 마니아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꼭 들러야 할 곳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올해는 디자인 호텔로 명성높은 에이스 호텔이 문을 열며 더욱 ‘힙’해졌다. 올해 에이스 호텔은 쇼디치 트라이앵글의 허브로 사용되면서 전세계에서 온 기자들과 관람객들이 어우러졌다.

 
브롬튼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부촌에 속하는 첼시 중심가에 위치한 만큼 카시나, B&B 이탈리아, 보피, 서브 제로 &울프 등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의 대규모 쇼룸이 자리한다. 여기에 이름 자체로 브랜드인 콘란숍, 런던 디자인계를 움직이는 리나 카나파니의 민트, 북유럽 디자인을 한곳에 모아놓은 스칸디움 등의 편집숍과 미국 디자이너 조너선 애들러, 유럽 고가구에 패브릭을 겹겹이 둘러싼 스퀸트 등의 디자이너 쇼룸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가장 돋보인 디자인과 전시

 
길을 잃을 만큼 수많은 디자인 제품과 전시를 관람하다 보면 비슷비슷한 콘셉트, 소재, 컬러 등으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들이 태반이다. 반면에 한 눈에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멋진 디자인을 마주치는 행복한 순간을 위해 고단한 발걸음을 쉴 수 없다. 이런 디자인 현장은 짧은 페스티벌 기간보다 훨씬 더 오래 전부터 고민해온 노력과 디자인이 넘치는 세상 속에서 개성과 독창성을 잃지 않은 재능의 증거다. 조명 브랜드 보치(Bocci)는 앤티크 딜러 말레(Mallet)와 함께 공간을 활용한 협업을 선보였다. 앤티크로 채운 1700년대 건축 공간에 미러 코팅으로 만든 샹들리에를 설치해 올드&뉴의 간극과 조화를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데코렉스에 참여한 페인트 브랜드 리틀 그린은 한국계 패션 디자이너 에델린 리(Edeline Lee)와 함께 컬러를 강조한 부스를 만들어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디자인정션에 참여한 디자이너 브랜드 중 가장 주목을 받은 Buster+Punch 의 디자이너 마시모버스터 미날레(Massimo Buster Minale)는 모터바이크, 조명, 가구 그리고 가죽 재킷. 이 단어로 자신을 설명한다. 남성적이며 무게감이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단연 돋보였다. 까시나는 전설적인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에 바치는 오마주 ‘Charlotte Perriand, an icon of modernity’ 전시를 열었다. 그녀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반투명한 컬러 유리관 안에 LC4 CP 체즈 라운지를 넣어 연출했다. 작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기간에 성공적으로 론칭한 롱포해이(Wrong for HAY)가 드디어 올해 쇼룸을 정식으로 오픈했다. 고급 주택의 지하에서부터 지상까지 아름답게 배치해 놓은 소품으로 모범적인 쇼룸 운영을 보여준다.

 

 

 

 

 

 

 

 

 

 

 

 

이번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을 하나 꼽아달라.

 

디자인을 둘러싼 깊은 관심과 열정! 이 점에 매우 인상깊었다.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은 세계 디자인 캘린더에서 중요한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디자인계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대규모로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페스티벌을 찾는 일반 관람객의 수가 더 많다는 것이 집계됐다. 이는 대중들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취향이 깊어지고 세분화되며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점점 갈수록 관람객들은 그저 구경하기 보다는 디자인 제품을 구입하고 소유하고 싶어한다는 걸 페스티벌을 전반적으로 둘러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밀란 페어나 파리 메종 오브제 등 다른 도시의 디자인 행사에 비해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은 ‘아이디어’에 집중한다. 가구뿐 아니라 뉴미디어와 건축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이 미치는
폭넓은 분야와 가능성 말이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디자인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모여 런던이라는 도시 전역에서 다양한 전시를 펼친다. 그야말로 ‘디자인은 어디에나 존재한다(Design is everywhere)’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런던이 이렇게 큰 디자인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런던은 디자인이라는 분야에서 성숙된 문화와 인프라를 지닌 도시다. 그리고 재능있는 디자이너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도시이기도 하다. 마치 자석처럼 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할까? 세계의 디자이너들은 런던에서 활동하는 것이 이들의 명성에 매우 중요하다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인 스쿨과 창조 산업을 지원하는 디자인 비즈니스 인프라 덕분에 교육과 고용의 기회가 많다는 것도 강점이다. 그리고 이 모든 점이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이끈다.

 

 

한국 디자인과 서울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 서울이 아시아 디자인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으나 아직 방문해 보지는 못했다. 한국의 디자인에대해서는 거의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을 통해 파악하고 이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한국 디자인에 대한 정보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

 

한국이 디자인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에 중요한 일은 한국만의 개성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탄한 재능과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만의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야 한다. 이런 일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시아 디자인은 세계 그 어느 곳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의 경우 ‘made in China’에서 ‘designed in China’를 어필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서울이 아시아의 디자인 수도가 될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안될 이유가 무엇이 있나?(Why not Seoul?)

 

취재 및 글 강보라 정보홍보실 콘텐츠 에디터
자료 제공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www.londondesignfestiv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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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디자인 페스티발 #Los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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