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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 Place에서 디자인트렌드를 읽다#2] 신사동 세로수길

 

"힙플레이스에서 디자인트렌드를 읽다"

​Series 2. 신사동 세로수길

 

쇼핑은 가로수길에서, 식사는 세로수길에서' 라는 말이 있다. 몇 해전까지만 해도 가로수길은 강남을 대표하는 최고의 힙플레이스였다. 하지만 가로수길이 변했다. 불과 2-3년 사이에 울창한 가로수를 따라 자리잡고 있던 보세 의류집과 공예품점 등 90개의 점포 중 무려 60개가 대형 프렌차이즈 매장으로 바뀌었다. 월 900만원이었던 임대료가 4500만원으로 무려 5배 인상된 것에 대한 당연한 현상이었다. 그래서 '세로수길'이 생겨났다. 비싼 임대료가 부담스러운 작은 까페와 음식점들이 이면도로로 옮기기 시작한 것이다. 길의 이름도 '가로수'길에 반격이라도 하듯 '세로수'길이라고 불리며 트렌디한 맛집과 디자이너샵으로 채워졌고 여러 개의 세로수길이 뻗어나간 상권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 압구정역 상권과 거의 연결됐다. '힙플레이스에서 디자인 트렌드를 읽다' 두 번째. 경제적 현상으로 생겨난 '세로수길'의 파사드 디자인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을 컬러, 소재 등을 중심으로 전달한다.

 

 

 

 

 

[세로수길 파사드 디자인 트렌드 No. 1]

가장 무난한 색 '블랙'이 가장 튀는 곳



 

젊고 트렌디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이 곳 세로수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컬러는 핫핑크도, 화사한 파스텔톤도 아닌 바로 '블랙'이었다. 워낙 다양한 색상과 정체불명의 자재로 만들어진 파사드가 많은 탓일까. 오히려 절제의 색 '블랙'이 더 눈에 띄었다. 서로 간판을 뽐내며 줄지어 있는 '가게가게가게가게'들에 묻힐 수도 있지만, 가장 무난한 컬러인 검정색이 가장 튀게 보인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점이었다.

물론 수적으로 봐도 블랙 파사드가 많다. 블랙이 업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생각해보면 블랙은 어디에도 어울리는 컬러이기 때문일 것이다. 옷을 입을때도 검정색을 입으면 기본은 하는 것처럼 말이다.

 

▲ ​단독주택을 개조해 편집샵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

 

사실 세로수길의 상권이 형성되기 전 이 곳 가로수길의 이면도로는 그저 평범한 주택가였다. 그 흔적은 건물의 상층부분에 여전히 남아있다. ​건물 전체를 상점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상, 1층의 파사드는 본연의 건물 외장재와 어우러져야 했을 것이다. 본래의 모습이 벽돌이든, 화강석이든, 스틸 커튼월(Steel Curtain wall)이든 말이다.

 

 

그렇기에 어떤 컬러, 어떤 자재, 어떤 모양의 건물에 붙여 놓아도 무난한 '블랙'과 '갈바'로 파사드를 디자인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가로수길의 상업자본 침투에 따른 임대료 인상, 쫓겨나듯 이면 도로의 주택가에 자리 잡은 상점들, 새로운 곳에서도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상점들, 그리고 파사드 디자인.​ 모든 디자인에는 이야기와 내용과 배경이 있다는 말을 이 곳에서 알 수 있었다.   * 갈바 : 갈바륨(Galvalume). 알루미늄과 아연으로 만들어진 도금강판을 일컬음.

 

 

 

​[세로수길 파사드 디자인 트렌드 No. 2]

유럽을 표방하다 '모던 프로방스'


 

'강북은 일본을 따라가고, 강남은 유럽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특히 1990년~2000년대 두 지역의 스타일은 확연히 달랐다. 강북의 청소년들은 깻잎 머리, 스키니한 바지가 유행이었던 반면, 강남은 헐렁한 남방과 면바지, 길게 늘어뜨린 벨트가 유행이었고 두 지역의 청소년을 마주치면 서로 경계하고 이질감을 느끼던 시절이 있었다.

 

▲ 편집 향수샵 'MAISON DE PARFUM'. 원하는대로 조향해서 자신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다.​

 

패션과 마찬가지로 공간에서도 강남과 강북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지금은 많이 융화됐지만 홍대입구쪽에 가면 일본스타일의 가게 뿐만 아니라 업종 역시 일식(日式)이 많이 보이는 반면 신사, 청담, 반포 등 강남지역은 유럽스타일의 까페와 음식점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 유럽 스타일 중 요즘 특히나 사랑을 받는 스타일이 바로 '모던 프로방스(Modern Frovence)스타일'이다.

 

* 모던 프로방스 스타일(Modern Frovence Style)

: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 모티브를 따온 '프로방스 스타일'의 화려함과 클래식함을 줄이고 미니멀하게 재탄생시킨 스타일

 

 

세로수길의 파사드 디자인은 지금 이 모던 프로방스 스타일이 열풍이다. 까페, 음식점은 말할 것도 없고 꽃집, 옷가게, 병원 인테리어까지 적용되고 있다. 방문 당시 한창 공사중이었던 가게 모두가 모던 프로방스 스타일이었다. 이 현상에서 '소비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과거에는 소비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는 것이 맛과 질, 양, 가격 따위였다면 이제는 공간에서 나의 심리가 얼만큼 충족되는지가 중요해졌다. 예를 들어 소수만 들어갈 수 있는 사적인 공간, 그 공간 안에서 내가 누릴수 있는 서비스 등으로, 이제는 소비를 하는 대상이 '돈' 뿐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투자하는 '시간' 그리고 나의 '마음(Spirit)'이 된 것이다.​

 

▲​ (좌) 꽃집 '런던플라워&가든' / (우) 수제햄버거집 '길버트 버거 & 프라이즈'​

 

실제로 20-30대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가 '유럽'이라고 한다. 시간적 혹은 경제적 여건상 유럽에 가지는 못해도, 유럽의 거리에 있는 까페와 비슷하게 디자인 해놓은 공간에서 분위기를 즐긴다면 어느 정도 심리적 충족이 될 것이다. 그들은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가치를 쓰는 것이다. 이렇듯 세로수길의 파사드 디자인은 단순히 디자인된 것이 아니라 그 곳을 찾는 고객들의 소비 심리와 그 지역의 소비특성을 반영한 시대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세로수길 파사드 디자인 트렌드 No.3]

Old is but good is, '브릭'​


 

세로수길에서 많이 보였던 파사드 소재 중 하나는 '벽돌(Brick)'이였다. 언급했듯 세로수길은 원래 공동주택이 밀집한 지역이었다. 옛날에 지어진 벽돌 건물 하층부에 상점들이 입점한 것이다. 

 

 

세로수길의 대부분의 건물은 근린생활시설로 진짜 벽돌구조가 아닌 RC구조에 붙여진 벽돌타일이 대부분이라 벽돌고유의 느낌이 덜하고, 오염이 많이 된 상태였다. 이런 건물에 새롭게 파사드를 입히려면 외장을 모두 뜯어내거나 철거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 샐러드 브런치 까페 '마치래빗(march rabbit)​'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했던가. 세로수길은 이 문제를 '벽돌'로 풀었다. 원래 적벽돌타일을 그대로 두고 다른 품종의 벽돌로 교체하거나, 새로 도색을 한 것이다. 위의 건물같은 경우 원래 1층은 세탁소 등 편의시설, 2층 이상은 주거 및 사무공간이었다고 한다. 기존의 벽돌 파사드는 그대로 두고 채색만 새로 해 상층의 주거공간과 하층의 상업공간에 구분을 주었다. 가로수길에는 은행나무가 있는데 세로수길에는 트렌드가 없어서 랜드마크를 만들고 싶다는 기획자의 의지에 따라 건물 외벽을 은행잎의 노란색과 연두색으로 채색했다고 한다. * 내용자문: 마치래빗 파사드 디자이너 'din&dip'

 

▲ 그래픽디자이너가 런칭한 패션브랜드 '브라운브레스(BROWN BREATH)'

기존벽돌에 채색한 것과 달리 기존 건물 부분은 그대로 두고 상점의 파사드 부분만 벽돌의 품종만 바꿔 주거층과 상점을 구분 지은 경우도 많았다. 위의 파사드 역시 기존 건물에 붙여있던 벽돌타일 위에 어두운 색인 전돌토석을 덧 붙이고, 그 위에 흰색 페인트를 살짝 덧발라 빈티지한 느낌을 주었다.

 

▲ 훈남 종업원들이 득실한 까페 '레이 브릭스(LAY BRICKS)'

 

▲ 디저트까페 '​머그포래빗(mug for rabbit)'의 파사드. 당근케이크와 얼그레이스노우가 유명하다.

 

위의 상점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고벽돌에 세련된 블랙과 골드로 포인트를 준 파사드디자인으로 기존의 벽돌 건물을 잘 활용한 사례였다. 외부 바닥 역시 벽돌로 시공해 마치 유럽의 까페에 와있는 느낌이 든다. 이렇듯 채색을 다시 하거나 다른 종류의 벽돌을 사용, 또는 꼭 벽돌을 쓰지 않아도 벽돌에 어울리는 자재를 잘 활용한다면 해 기존의 파사드를 굳이 철거하지 않아도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다. '​Old is but good is'. 무조건 새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세로수길 파사드 디자인 트렌드 No.4]

최소의 금액, 합리적 퀄리티 '컨테이너박스'


 

몇 해 전부터 컨테이너박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파사드디자인이 유행이었다. 세로수길에도 역시 컨테이너 파사드가 눈에 많이 띄었다. 예전에는 이것이 상점인지, 가건물인지 몰라 들어가기 망설여했지만 요즘은 여기 저기 눈에 많이 띈다. 이 파사드가 유행인 현상에서 두 가지를 읽어낼 수 있었다. 

 

▲ 세계 맥주 전문점 '레드클라우드(RED CLOUD). 자몽맛이 독특한 '파울라너 자몽 생맥주'가 유명하다.

 

첫 번째는 '소비심리'의 반영이다. ​컨테이너 박스는 누가 봐도 저렴해보인다. 저렴해보이지만 지저분하지 않고 오히려 트렌드하게 보인다면? 비싸보이는 곳보다 쉽게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 좌측처럼 골강판을 이용해 느낌만 내는 경우도 있지만, 우측의 펍은 컨테이너 한 쪽면을 통째로 가져왔다.

 

두 번째는 '합리적' 소재이기 때문이다. 요즘엔 가게들이 참 빨리도 없어지고 생겨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되는 집이었어도, 2-3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 것이다. 그것을 간파한 업주들 역시 한 가지 사업 아이템을 길게 보지 않고 바짝 돈을 벌고 다른 업종으로 교체한다고 한다. 가게가 자주 바뀌니, 당연히 파사드디자인 및 인테리어 디자인에는 큰 돈을 투자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최소의 금액이지만 어느 정도 퀄리티가 받쳐주는 소재가 적합하다. 그러한 것 중에 아이덴티티가 명확한 '컨테이너박스'는 좋은 소재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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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s Talk

하루에 신사동을 방문하는 사람은 자그마치 21만명, 이 중 여성고객이 80-90%를 차지하고, 10명 중 7명이 20-30대라고 한다. 다른 지역보다는 가격이 다소 비싸도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가 많은 상권인 것이다. 구매력을 가진 여성고객, 즉 '여심(女心)'을 사로잡을 요소가 필요했을 것이고, 멀리서 봤을때도 들어가보고 싶게 생겼고, 그 공간에 들어갔을때 또는 나왔을때의 자신이 모습이 소위 '있어 보이려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외관디자인이 필요하다다. 그렇기에 이 곳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디자인 스타일이 적용돼있었다. 처음 세로수길에 방문했을 당시, 그 직전에 갔었던 경리단길에 비해 개성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여러 번 가보니 세로수길은 상당히 흥미로운 곳이었다. 파사드디자인은 단순히 그 가게의 특성을(무엇을 파는지, 비싼지 안비싼지) 나타내는 수단이라고 생각했는데 경제적, 심리적 배경이 반영된 것이라는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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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덤 #

  

이 글을 읽고 세로수길 투어를 결심한 당신을 위한

Hot하고 Hip한 추천 군것질

 

① ​베컴이 즐겨먹는다는 아사이베리 '보뚜 아사이'


최근 세로수길에는 수십개의 디저트 가게가 잇달아 들어서면서 골목 전체가 '디저트의 메카'로 변모하고 있다. Hip한 디저트가게 중 하나가 '보뚜 아사이 (Boto Asai)'이다. 야생에서만 자라는 아사이베리를 아마존에 공장을 둔 미국 삼바존에서 수입해 스무디를 만들고 그 위에 각종 열대과일을 토핑해 판매한다. 뭔가 상큼한것이 먹고싶을때, 거한 디저트는 싫고 깔끔한게 땡길때 추천한다. 팥죽색 아사이베리는 달달시큼텁텁한 맛으로 '와 맛있다-' 하는 맛은 아니다. 하지만 스몰사이즈 한컵에 아사이베리 200개분량이 들어간다고 하니 건강을 위해서 한 번 먹어보자.

 

Handy  5,500 / Regular ,500 / Large  ,500

서울 강남구 신사동 551 / 02-516-3686

 

② 당 떨어진 몸에게 달달한 아이스크림을. '래미콘'

손님 중 99%가 여성인곳. 이 곳에 가면 모두 주문한 아이스크림을 인증샷을 찍고 SNS에 올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가장 유명한 메뉴는 우유 맛이 진한 소프트아이스크림 위에 먹구름 모양 회색 솜사탕이 올려진 '썬더밤(Thunder Bomb)', ​소금으로 만든 솔트 아이스크림 위에 마카롱을 올린 '마카멜롱' 등이 특이하니 한 번쯤 먹어볼 만 하다. 썬더밤은 위에 올려진 먹구름 솜사탕과 파핑슈거를 아이스크림과 쉐킷쉐킷해서 먹으면 톡톡튀는 새콤달콤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썬더밤 ,100 / 하와이언비치 ,300 / 마카멜롱 ,300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7-12 / 02-6207-1029

③ 내 몸에 쌓인 독소를 해독하고 싶다면 'mercy juice'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해독쥬스집 '머시쥬스'. No water, No Syrup 으로 오로지 친환경 과일과 채소로만 착즙하는 리얼쥬스를 맛 볼 수있다. 처음 가보는 사람은 복잡스러운 메뉴판을 보고 당황하게 되지만, 침착하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것으로 차근히 주문하면 된다. 영양소 보충에 좋은 레인보우 스퀴즈, 해독작용에 좋은 '그린 스퀴즈' 중에 선택한 후, 쥬스에 들어가는 디테일한 내용물을 고르면 된다.​ 주문 즉시 착즙을 시작하고 물과 얼음 조차 넣지 않고 오로지 과일, 야채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시원하지 않다. 가격은 착하진 않지만 마시고 나면 왠지 모르게 건강해지는 느낌적인 느낌.

Short ,900~6,900 / Tall ,900~8,400

서울 강남구 신사동 551-11 / 02-547-3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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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보람

사진  김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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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인테리어 디자인 #힙플레이스 #세로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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