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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에 윤리를 담아, 트레다퓨딕Threadapeutic
싱가포르 2017.11.30 리포터(designforwhat) 조회(148) 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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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자투리 천으로 빈곤층 여성들과 외국인 난민의 손을 거쳐 가방을 만드는 트레다퓨딕 / ©Threadapeutic

 

 

싱가포르는 주변 동남아시아 나라들 사이에서 디자인 유통의 거점이고, 디자인 소상공인들에게는 한 번쯤 도전하고픈 시장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싱가포르 단체에서 여는 디자인 바자를 방문하면, 국경을 넘어온 판매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이번 달 초에는 싱가포르의 정부기관 디자인싱가포르DesignSingapore와 이벤트 기획 스튜디오 샵하우스&코Shophouse & Co의 주도로, 라이징50 디자인 바자Rising50 Design Bazaar가 열렸다. 이번 디자인 바자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인도네시아의 바틱Batik 의상, 주얼리, 독특한 가공 식재료부터 가죽 제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었다. 그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곳이 있다. 바로, 빈곤층 여성들과 외국인 난민의 손을 통해, 공장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천으로 가방을 만드는 인도네시아의 트레다퓨딕Threadapeutic이다.

 

 


COCOON CLASSIC 크로스 슬링백, 40 x 42 cm / ©Threadapeutic

 

 


타피스트리, 124 x 121cm / ©Threadapeutic

 

 

트레다퓨딕은 학창 시절을 싱가포르에서 보낸 인도네시아 여성 이부 하나Ibu Hana(*본명: 케날칸 이부 나가와티 수리아Kenalkan Ibu Nagawati Surya)가 세운 가방 회사이다. 재봉기술자였던 그녀의 어머니를 닮아서인지, 손재주가 있던 이부 하나는 싱가포르 유학시절부터 자신의 옷가지들을 직접 손질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지만, 바느질하는 시간에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꼈고, 어머니와 자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어머니를 이해하는 이부 하나의 딸 캐런Karen은 '실thread'에 테라피가 연상되는 접미사 '퓨틱peutic'을 합성해서, '트레다퓨딕Thread-a-peutic'이라는 회사 이름을 지어줬다.

 

 


트레다퓨딕의 대표 이부 하나Ibu Hana / ©Threadapeutic

 

 

이부 하나가 한 패션 행사에서 버려진 직물과 행사 배너로 기념품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폐기물 문제에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트레다퓨딕은 패스트 패션에서 발생하는 폐기된 직물로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색상도 패턴도 두께도 다른 자투리 천들을 덧대어 잇고, 수가공 처리를 거쳐, 전혀 다른 직물을 만든다. 그리고 그 직물로 제품을 만든다. 제품마다 색상과 모양이 다른 이유이다. 커피의 나라 인도네시아답게, 대량 버려지는 인근 카페의 커피 자루와 여러 가지 행사 배너들을 모아, 보조가방을 만들기도 한다.

 

 


새로운 천을 만들기 위해, 자투리 천들을 핀으로 고정시키는 과정 / ©Threadapeutic

 

 



천을 여러 겹으로 덧대고, 세밀하게 재단해서, 제품의 표면에 새로운 질감이 생긴다. 위) FAYE WING 클러치 슬링백, 34 x 30 cm, 아래) RAIN 테이블 러너, 40 x 140 cm / ©Threadapeutic

 

 


커피 자루로 만든 보조가방 / ©Threadapeutic

 

 

트레다퓨딕의 팀은 전직 세일즈 우먼, 가정 주부, 청각장애와 언어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는 여성, 베테랑 양복사와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훈련을 거쳤던 젊은 여성까지 - 아주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졌다. 지금은 인도네시아에 있는 보골Bogor 지역에 있는 난민 공동체와 협업하여, 난민들이 재활용 가방을 생산하게 돕고, 지역의 시장에 판매해서 자립에 도움이 되게 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 ©Threadapeutic

 

 


트레다퓨딕의 구성원 / ©A Journey Bespoke

 

 


REED 테이블 러너, 40x150cm / ©Threadapeutic

 

 

"트레다퓨딕에서 가공해서 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섬유들은 고유한 스타일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셔닐 스타일chenille-style(*이중으로 두껍고 튼튼하게 직조한 원단)은 원래 있던 방식인가요? 아니면, 트레다퓨딕만의 고유 스타일인가요?”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기존의 기술(*우리나라의 조각보와 같은 기술: fabric manipulation/monumental textile/faux chenille fabric/slash quilt)을 이용한 스타일이에요.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이런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온전한 섬유를 임의로 조각내서 사용하지만, 우리는 정말 버려진 조각들을 재활용하고 있어요. 아주 낡고 오래된 섬유부터 버려진 자동차 시트까지 모두 사용합니다.

 

 

"버려진 천 조각들로 새로운 섬유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주시겠어요?”

 

자투리 천을 재활용해서 새로운 섬유를 만드는 것은 시간과 인내심이 요구되는 작업이에요. 우선 모아진 천 자투리들을 세탁하고, 다림질해요. 그리고 천들을 여러 겹으로 배열하며 핀으로 고정시키고, 손바느질로 꿰매요. 그다음에 재봉질로 단단히 고정시키지요. 그러고 나서, 숨은 레이어들이 드러나게 하는 섬세한 재단과정을 거쳐요. 실오라기들이 풀어져있는 셔닐 스타일을 위해, 빗질을 하기도 하지요.

 

 

"의류 산업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문제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요?”

 

우선, 의류 산업계는 소비자들이 필요한 것 이상으로 의류를 생산해요. 새로운 소비를 발생시키기 위해, 디자이너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용할 원자재가 환경친화적인지를 따질 여유도 없이 대량의 원자재를 소비하게 되지요.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 천과 팔리지 않은 옷들은 어떻게 하나요? 버려진 저렴한 천은 재활용하려는 사람도 없어요. 남이 버린 것을 재활용하자고, 내 돈을 들이겠어요? 차라리,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대량 생산된 직물을 사는 것이 단가상으로는 더 저렴해요. 슬픈 현실이죠.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소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정말 필요하고 오래갈 수 있는 제품을 따져보고 구매해야 해요.

 

 

"폐기물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운 아주 방대하고 어려운 문제잖아요. 왜 굳이 신경 쓰시나요?”

 

다음 세대를 위해서요. 우리가 자원을 낭비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 걱정돼요. 우리가 지금 이런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들은 과연 어떤 지구에서 살게 될까요?

 

 


NADA WING 토트백, 37 x 22 x 12 cm  / ©Threadapeutic

 

 

"가방 외에도 만드는 제품이 있으신가요?”

 

쿠션 커버, 벽 장식, 테이블 보, 보관함 같은 것도 만들어요. 패션 아이템으로는 가방과 스카프를 만들고요.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작업물이 있다면요?”

 

초창기에 처음 만들었던 타피스트리, 트와일라잇Twilight이 좋아요. 베이지색에 갈색이 섞인 빛깔이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지요.

 

 

"작업을 위한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핀터레스트부터 업사이클링 웹사이트까지 부지런히 찾아보지만, 실상은 필요에서 아이디어를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자투리 천 조각이 창고에 가득 쌓여있는데,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요?

 

 

"자투리 천들은 어디서 구하세요?”

 

대부분은 직물 생산업체에서 수고하고, 재단사나 재봉사들에게서도 받아요. 커피 로스터리에서 커피콩 포대 자루도 받고, 행사에 사용된 각종 배너들도 여러 기관에서 얻어요. 천이 대량 필요할 때는 방직 공장에서 팔리지 않은 직물을 킬로 단위로 사기도 해요.

 

 

"트레다퓨딕의 앞으로의 계획은요?"

 

사람들이 머물면서, 업사이클링에 대해 배우고, 실제 방법들을 연습해보는 훈련 캠프를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업사이클링 실험을 하면서, 서로 알아가고, 서로서로 가르칠 수 있게 돕고 싶어요. 지역 공동체와 학교에 업사이클링 기술을 전수해서,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기도 해요.

 

 


YARA백, 38x47cm / ©Threadapeutic

 

 


Q백, 20x20x2cm / ©Threadapeutic

 

 

모든 직업의 영역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사회에 영향을 끼치지만, 디자인은 특별히 더 그러한 것 같다. 이부 하나가 트레다퓨딕을 만든 것은 불과 2년 전이지만, 그녀의 디자인을 통해 인도네시아 지역 사회의 의류 폐기물이 재활용되고 있고, 갖가지 사정을 가진 사람들이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많이 팔리는 디자인만큼이나, 윤리를 담은 디자인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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