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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없는 수퍼마켓: original-unverpackt
독일 2014.10.25 리포터(s1whale) 조회(8282) 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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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 (sustainable design)은 전 세계적으로 계속 관심을 받는 분야입니다. 처음에 유럽에 와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분리수거 문화가 우리나라보다 오래전부터 시작되긴 했지만 사람들의 적극성에 있어서 한국에 비해 아쉬운 점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쓰레기봉투 종량제 등 여러 가지 제도와 교육을 통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분리수거를 잘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비해 이곳은 다들 분리수거를 하는 편이긴 하나, 강제성이 적어서 그런지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곳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독일 환경처에 의하면 독일에서 일 년에 배출하는 쓰레기양이 1600만 톤 정도라고 하는대요. 국토도 넓고 인구수도 많은 만큼, 쓰레기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생활쓰레기 항목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음식물/생필품 포장지와 패키지 용기인데요. 장터가 아닌 슈퍼마켓에서 음식물 등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한, 아무리 재생 가능한 재질을 사용한다고 해도 이러한 생활쓰레기양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한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이러한 생활쓰레기양을 줄이는 것, 아니 아예 쓰레기 거리를 만들지 않는 데에 브랜드 철학을 담은 신생 슈퍼마켓입니다.

 

*사진 1,2,3: Original unverpackt의 처음 스토어 디자인 컨셉

지난 9월 말에 베를린의 한 슈퍼마켓이 1호점을 열었는데요. 이름이 오리지널 언페어팍트(original-unverpackt)라고 하는 패키지 프리 (package free), 프리사이클링 (precycling)콘셉트를 가진 슈퍼마켓입니다. 말 그대로 제품의 포장지나 용기가 없는 슈퍼마켓이라, 당연히 이곳에서는 패키지 쓰레기가 나오기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포장지, 용기를 후에 재사용 하는 재활용 (recycling)이 아닌 아예 처음부터 그러한 빈 통, 빈 병, 빈 봉지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프리사이클링(precycling)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려면 소비자들이 직접 물건을 담아 갈 용기나 통을 준비해 와야 하기 때문에 참 불편할 것 같아 그곳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을 연지 한 달쯤 지난 지금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밀레나 글림보브스키 (Milena Glimbovski)와 사라 울프(Sara Wolf)는  이 새로운 개념의 슈퍼마켓 회사의 공동창업자이자 CEO 인데요. 특히 밀레나는 베를린 예술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채식 식품 전문 유통업계에서 일해오던 중 판매되는 식품의 포장 용기가 너무 쓸데없이 많이 나오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려, 비슷한 생각을 하던 친구들과 함께 패키지 프리 슈퍼마켓이라는 콘셉트를 생각하고 이러한 사업 계획서를 베를린 중소기업 진흥원에서 연 창업 경연 대회에서 제안하고 수상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 많이 알려진 클라우드 펀딩에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알리고 지원자들을 구했는데요, 처음에 모으고자 기대했던 45000 유로 (약 7200만 원 정도) 보다 훨씬 많은 115,000 유로(1억 7000만 원 정도)를 모아 사람들 이러한 환경을 생각하는 유통업에 관심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9월에 가게를 열고 운영한 경험을 통해 11월에 열리는TED 뮌헨 2014에서 연사로 초청받아 자신들의 경험을 나눈다고도 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앞으로의 목표는 하나의 one off 가게가 아닌 이 같은 package free, precycling 슈퍼마켓 체인점을 늘리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현재 체인점 시스템을 구상하고 실현하는데 노력하고 있으며 곧 2,3호점도 오픈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곳 말고도 이러한 package free 슈퍼마켓은 최근에 유럽에서 이탈리아에 두 곳, 오스트리아, 프랑스, 영국에 각각 한 곳, 독일의 Kiel 지역에 한 곳 이렇게 아직은 아주 소수이긴 하지만 하나 둘씩 생기고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와 다른 곳에서도 대중화는 어려워도 특정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비슷한 콘셉트의 친환경 마켓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사진4: 가게 외부 전경

*사진 5: 공동 창업자인 밀레나(왼쪽)와 사라(오른쪽)

*사진 6,7,8: 가게 내부 모습, 각종 향신료와 시리얼 파스타 등이 용기에 담겨있음.

저는 멀리 뮌헨에 사는 터라 아직 실제로 방문해 보지는 못했는데요, 이곳은 정말로 비닐봉지, 일회용 패키지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각종 채소, 과일, 파스타, 밀가루, 각종 향신료 등이 통이나 용기에 담겨있어 각자 준비해 간 용기에 담고 나중에 무게로 제어 계산을 한다고 하네요. 필요하면 그곳에서 판매하거나 보관하는 용기를 구입하거나 빌려 간 후 나중에 반납해도 된다고 하고요. 심지어, 와인, 샴푸, 샤워 젤 등도 대형 용기에 담겨있어 원하는 만큼만 따라 가면 된다고 합니다. 치약 같은 경우는 알약 형식으로 되어있어 용기를 버리지 않아도 되게 편리하게 하고요. 기존의 많은 브랜드의 제품들을 진열하는 슈퍼마켓과 달리 이들이 직접 시식, 사용해보고 좋은 제품과 브랜드를 한두 가지만 엄선해서 그 제품만 판매하여 이용자들이 믿고 살 수 있도록 하고, 친환경 제품, 지역 재료들이 많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들도 다양하게 판매하여, 가격대를 조정하기도 했고요.

 

*사진 9: 원하는 만큼 담아갈 수 있는 파스타 통

* 사진10-13: 모양과 종류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되는 다양한 제품들

*사진14: 치약 알약. 치약 튜브 패키지의 필요성을 줄이고자 아예 알약처럼 만들었네요.

* 사진15,16,17: 샴푸(위), 와인(아래 왼쪽)이 담긴 대형 보관함, 용기를 준비하지 못한 경우 빌려가거나 구입할 수 있는 용기(아래 오른쪽) 

 

이러한 혁신적인 개념의 슈퍼마켓 콘셉트는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처럼 너무 많이 사서 다 못 쓰고 버리는 음식물/가정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장점이 있겠는데요. 필요한 양보다 더 많아서 불필요하게 쓰지 못하고 버리던 것들을 줄일 수 있어 특히 1,2인 소가구 세대시대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어쩔 수 없이 묶음으로 된 음식재료, 생필품을 사서 남겨서 버리지 않고 신선한 제품을 딱 필요한 만큼 구입하고 사용할 수 있다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부가적으로 계획 쇼핑을 하도록 장려하는 효과도 가져올 듯합니다.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슈퍼마켓 방문을 가서 처음 생각한 구매 목록 리스트보다 엄청 많은 양의 물건들을 구입해 낑낑대며 집에 가져온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물건을 집에서 미리 준비해 간 용기에 담아 와야 하므로 미리 계획하고 그것만 가능하면 사는 계획 쇼핑 습관을 기를 수 있습니다. 물론 더 필요한 물품들이 있다면 매장에서 용기를 빌리거나 구매하는 방법도 있겠지요.

 

생활용품이나 식음료 패키지 디자인은 그래픽, 제품 디자이너의 중요한 영역이기도 한데요. 패키지 디자인을 할 대상이 줄어들어 걱정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물건 구매 방식의 습관변화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디자인 영역과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좀 불편해도 이러한 과정을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슈퍼마켓 브랜드와 서비스 디자인 영역이 앞으로 기대가 됩니다. 핸드폰 앱이나 QR 코드로 버튼만 누르면 물건이 자동적으로 주문되고 결제되어 집에 택배로 배달되는 너무나 편리한 시대에, 직접 방문해서 수동적으로 미리 포장된 제품을 집어서 바구니에 넣는 것이 아니라, 용기에 직접 담고 적당한 양을 결정하는 다소 느리고 불편해 보이는 능동적 소비가 오히려 소소한 기쁨이 되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 18,19: (위)실수로 너무 많이 담은 경우에 다시 통에 담게 되면 위생상 안전하지 않으므로 가게 한 켠에 마련된 이 통에 담아 놓으면 담당자가 처리할 수 있게 되어있음. (아래) 무게를 달 수 있는 계산대 코너.


*관련 웹사이트: original-unverpackt.de

*사진은 독일 신문사Spiegel 사와 영국의 Daily Mail신문사, 그리고original unverpackt 사에서 찍은 것을 재사용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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