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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주거 환경 개선_이케아 가구 핵Hack


이케아 브랜드의 시각 메타포를 그대로 차용한 노인을 위한 이케아 핵Hack 프로젝트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이케아의 가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디자인으로, 친근함을 준다. 이케아의 광고지에는 항상 큼지막한 이미지와 특유의 그래픽, 삶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다. 싱가포르의 디자인 스튜디오 레켈 아키텍츠Lekker Architects와 란자베치아+웨이Lanzavecchia + Wai가 리엔파운데이션Lien Foundation과 함께 노인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진행한 이번 핵 프로젝트는 이케아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했다. ‘핵Hack’은 즉흥적으로 지어내거나 적응해나가는 것을 뜻한다. 그 결과물들의 미감이 항상 세련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있는 흔한 것들의 투박한 조합이 일상의 불편함을 보기 좋게 없앨 때, 우리는 통쾌함을 느낀다.

 

 

포엥 의자Poäng, the Chair

 

 


몸을 안정되게 기대어 쉴 수 있는 휴식용 의자로 응용해 본 포엥 의자(위). 뒤편에는 노인의 소지품이 정리되어 있다.(아래)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포엥Poäng’은 1976년 출시된 이래, 3천만 점 이상이 생산되고 판매된 의자이다. 모빌리티가 감소하면서 의자에 앉아 많은 활동을 하는 노인을 위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간편하게 찾아 쓰거나, 머리를 기대고 짧은 낮잠을 청할 수 있게 돕는다. 앉았다 일어날 때 팔받침대에 온 몸을 의지하고 발을 땅에 끌게 되는 노화의 특성을 고려하여, 팔받침대를 강화했다.

 

 

 

엘고트 유니버스Algot Universe

 


 


노인의 사적인 공간(위)이자 보호자의 워크 스테이션(아래)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이케아의 대표적인 선반, 수납 도구 시리즈인 ‘알고트Algot’를 개인 스테이션으로 응용했다. 서양 주택 양식 중에는 벽면 안으로 움푹 파여, 책상이나 소파를 넣어 반독립적으로 쓰는 공간, ‘알코브Alcove’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알고트를 선반 이상의 역할을 하는 ‘알코브’로 탈바꿈시켰다. 엘고트 유니버스는 노인에게는 아무도 침범하지않는 자신만의 공간이자, 보호자에게는 손 닿는 곳에 필요한 것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있는 작업공간이 될 수 있다.

 

 

 

손 장난Fidget Play

 


 


도마를 이용한 딱딱한 질감의 손 장난감(위)과 담요를 활용한 부드러운 질감의 손 장난감(아래)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우리의 손가락에는 3000개의 시신경이 모여있어, 손으로 하는 모든 촉각 활동은 우리의 뇌를 자극한다. 2010년에 이뤄진 한 연구에 따르면, 중증 치매노인이 손으로 하는 활동을 지속했을 때, 인지 능력 감퇴 속도가 늦춰지고, 불안 증세가 완화되었다. 보호자가 빨래, 식사 준비와 같은 일상의 필수 노동을 담당하는 동안, 노인에게 음악을 틀고 손 장난할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하면 스스로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 손 장난에도 ‘물체의 표면을 따라가며 만지기Finger-Traicing’, ‘물체를 움직이기Moving Parts’, ‘물체의 기능을 완성하기Functional Units’ 등의 체계가 있다. 날카롭고 뾰족하거나 삼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 어떤 것도 서로 조합해서 손 장난거리를 만들 수 있다. 나무나 플라스틱 패널이나 담요에 다른 촉감을 가진 일상의 도구, 자물쇠, 조명 스위치, 번호키 자물쇠, 지퍼 등을 손쉽게 부착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세척하고 소독할 수 있는 저렴한 소재를 선택한다.

 

 

 

리빙 테이블Living Table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리빙 테이블(위)과 활동 쟁반(아래)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다이닝 테이블이 아닌 ‘리빙 테이블’로 부르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식사 이상의 가족 활동이 이뤄지는 탁자이다. 모두의 삶이 바쁜데, 노인의 식사 속도는 느리거나 식사 도중 돌출 행동을 하게 될 경우, 단란한 식사가 점차 어려워진다. 이럴 때, 다른 식구들이 식사를 마친 상황이라도 노인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주변에 둘러앉아, 각자의 활동을 하며 가족 사이의 대화를 이어나간다면, 노인에게 예전과 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노인의 거동이 불편해지면, 노인 근처로 식탁을 옮겨서라도 식사를 함께 한다. 리빙 테이블에 바퀴가 달린 이유이다. 음식물을 흘릴 때를 대비하여, 미끄럼 방지 식판을 두고, 식탁 아래에 냅킨과 소도구를 매달아둔다. 식탁 위에 허브 화분을 올려두고, 화분 관리를 매일 부탁하면서 노인의 일상 활동을 장려할 수도 있다. 리빙 테이블 위에서 식사 외의 다른 활동을 할 경우, 활동별로 필요한 도구를 각기 다른 쟁반에 분류하여 보관하면, 보호자의 일손을 줄일 수 있다.

 

 


포엥 의자의 매뉴얼 표지 / @Lien Foundation, Lekker Architects, Lanzavecchia + Wai 

 

모든 핵 아이디어는 따라 해 볼 수 있도록, 매뉴얼을 친절하게 작성했다. (매뉴얼 보기)

 

 

 

노인을 위한 환경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적인 지침을 일상의 환경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현실의 벽이 존재하지만, 노인에게 집이 항상 익숙한 활동의 장이 되려면 노인의 변화에 맞춰 공간의 많은 부분을 지속적으로 조율해가야 한다. 치매는 사람의 기억능력에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지만, 공간지각 능력과 사물인식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살고 보는 환경과 치매 노인이 인식하고 느끼는 환경은 다를 수도 있다. 신체와 인지 기능이 감퇴되고 있는 어떤 사람이 간단한 소가구들의 조합으로 노인의 마음에 평안이 찾아든다면, 보호자의 도움을 덜 받고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혼자 해결할 수 있다면, 치매로 엮인 사람들의 삶의 무게가 잠시라도 가벼워질 수 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주문제작 가구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부유한 노년만큼이나, 몸과 마음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이케아 가구를 창의적으로 조립해주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는 노년의 삶도 좋은 것 같다. (* 연관 글 읽기)

 

 

 

 

 

리포터_차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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